한민규 기자 | 5월 4일 그리고 아침에 목포역 인근에서 유명한 해장국집에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버스타고 잘 돌아왔다. 자전거를 무리하게 탄 여파로 엉덩이에서 진물이 나고 몸무게가 4kg 빠졌다. 이번 여행이 준 작은 상처다. 정신없이 달리고, 검색하고, 예약하고, 편의점 음식 순례하고.... 이번 여행에서 한 일이다.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나는 제주도에서 맛집 검색을 한번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제주도에 사는 지인들에게 전화 한번 못했다. 이렇게 일정이 빡빡해진 연유는 제주도에서 나오는 배편의 문제도 있었지만 자꾸 집에서 전화가 왔다. 별거 아닌 일과 연휴 뒤에 처리해도 되는 걸로 계속 전화가 오는 것이다. 마음이 불편해서 마냥 즐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1차 목표인 제주도 자전거환상종주만을 마치고 올라가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매년 8월 첫주가 대한민국 휴가의 정점이었다. 지금처럼 연월차 휴가가 없던 시절이라서 이때 휴가를 가지 않으면 여행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전국의 유명 휴가지는 수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때였다. 우리도 이때 휴가를 갔다. 목적지를 정하고 차로 가다가 경치좋은 바닷가나 계곡이 나타나면 발담그고
한민규 기자 | 5월 3일 오늘 달릴 거리는 60여km이다. 오후 3시까지 제주항에 도착해야 오늘 가는 배를 탈 수 있어 일찍 출발했다. 또 미적거리다 여정 중에 어떤 돌발상황이 생기게 되면 시간을 못맞춰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7시가 되기 전에 호텔을 나섰다. 아침 바람은 언제나 상쾌하다. 저 멀리 파란하늘과 푸른바다가 이마를 맞대고 있다. 자전거 패달을 밟다 보니 여러명의 자전거 라이더들이 어떤 식당에서 나와 종주길에 나선다. 이 시간에 문을 연 식당이 있었다. 나도 들어가 아침을 먹었다. 제주흑돼지덮밥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오랜만에 아침을 든든히 먹은 기분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바람이 드셌다. 그래도 삼다도라서 바람이 그러려니 싶었다. 김녕성세기해변에 도착했다. 오늘 여정의 거의 반 정도 온 것이다. 어제 무리한 여파로 엉덩이가 아프다. 함덕서우봉해변으로 향하는데 바람이 점점 더 거세진다. 자전거를 탈 때 언덕을 만나면 온 힘을 다해 허벅지가 터지도록 힘들게 정상에 오른다. 그러면 거기에 대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리막을 달릴때 느끼는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과 뿌듯함. 이것이 힘들게 올라온 정상에서의 고통을 씻어
한민규 기자 | 5월 2일 아침 일찍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신발을 드라이기로 말리니 신을만 했다. 오늘은 날씨가 좋다. 하늘도 맑고 바람도 세차지 않다. 어제 비가 와서 40km 밖에 못 달려서 오늘은 긴 거리를 달려야한다. 해거름마을을 지나 송악산 인증센터로 간다. 내 앞에 아빠, 엄마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딸 2명이 자전거를 타고 간다. 한 가족이 제주도환상자전거길을 종주하러 온 모양이다. 부모와 함께 아이들이 자전거 타는 모습이 예쁘다. 그리고 가족 모두 자전거를 잘 타서 내가 그들의 뒤를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맨앞에 엄마가 가고 그뒤에 3명의 가족이 뒤따랐는데, 갑자기 자전거 3대가 엉키며 넘어졌다. 자전거를 세우고 그들을 일으켜줬다. 딸래미 1명의 무릎이 까졌다. 여럿이 함께 자전거를 타다 한눈 팔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사고로 이어진다. 언제나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게 자전거타기이다. 송악산 인증센터에서 만둣국을 먹었다. 제주에 와서 김밥과 컵라면이 아닌 처음 먹는 식당밥이다. 사장님이 친절하게 서비스로 밥도 주고 해서 잘 먹었다. 가격은 1만3천원. 송악산인증센터에서 법환바당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도 있고 중문관광단지도 지나는
한민규 기자 | 5월1일 01시에 목포에서 출발하는 배는 다섯시간을 달려 새벽 6시에 제주에 도착한다. 배는 사람과 자동차를 실을 수 있는 대형 선박인데, 예약하기 어려워, 가장 저렴한 이코노미를 탈 수밖에 없었다. 이코노미실은 20인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20명이 다리 뻗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앉아서 가야하는 자리였다. 이점 참고하시길. 배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카페 의자 2개 붙여서 다리 올리고 졸다보니 제주에 다 왔다. 100여대의 자전거가 제일 먼저 배에서 내린다. 그 뒤에 차를 빼야해서 자전거는 빠르게 항구를 벗어나야한다. 항구에서 떨어진 곳에 서서 첫 번째 코스인 용두암인증센터를 검색하고 출발했다. 새벽 바람이 상쾌하게 뺨에 와닿는다. 용두암에는 일출이 떠오르며 퍼지는 붉은 새벽빛이 아름답다. 첫 번째 인증센터여서인지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든다. 용두암을 지나 해변을 바라보는 편의 점에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었다. 첫 식사를 편의점에서 시작해서인지 편의점을 계속 이용하게 된다. 두 번째 인증센터가 있는 다락쉼터로 달린다. 바람이 세차지고 있다. 제주공항을 끼고 돌아 바닷가가 나오는 해안길을 달리니 파란 하늘과 에매랄드빛
한민규 기자 |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면서부터 우리나라 자전거길 중에 가장 긴 여정인 인천서 부산까지의 국토종주길과 제주도 환상종주자전거길은 한번 타보고 싶었다. 이외에도 아라뱃길, 남한강, 북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 등 강줄기를 따라 만들어진 자전거길이 많이 있지만, 인증센터에서 스템프 찍는 자전거 여행은 하고 싶지 않았다. 자전거를 탄지 몇 년 되다보니 <국토종주자전거길 여행> 수첩에 있는 아래뱃길, 한강, 북한강, 남한강, 금강 등의 자전거길을 자연스럽게 종주하게 되었다. 인증센터에서 스탬프를 찍는 자전거 여행을 하면 자연스럽게 인증센터와 인증센터를 주파하기 바빠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과 여행의 여유를 느끼지 못한다. 1박을 해야하면 숙소까지 어두워지기 전에 가야하고,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으면 식당을 찾아야 하고, 지방에서는 수도권처럼 늦게까지 문을 여는 곳도 드물어 시간맞춰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스템프 찍는 자전거 여행은 몹시 신경쓰이고 피곤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스탬프 찍는 자전거 여행은 국토종주길과 제주도환상종주길만 하려 마음먹은 것이다. 이번 5월초 연휴에 제주도환상자전거길 종주(약 240km)를 하기로